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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문: 문제의식, 기록법 그리고 장면

by nowhere1300 2025. 11. 21.

두 개의 문 영화 포스터
두 개의 문 영화 포스터

 

‘두 개의 문’은 2009년 1월 서울 용산에서 벌어진 철거민과 경찰 간의 충돌, 이른바 ‘용산 참사’를 중심으로 제작된 사회 다큐멘터리입니다. 화염 속에서 생명을 잃은 철거민들과, 이 사건을 단속한 공권력의 대응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며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사건 재현을 넘어, 공권력과 시민 사이의 관계, 국가의 책임, 그리고 진실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의 역할을 날카롭게 조명합니다. 본 리뷰에서는 이 작품의 중심 문제의식, 기록 방식, 그리고 깊은 인상을 남긴 장면을 통해 ‘두 개의 문’이 왜 중요한 영화인지, 왜 지금 다시 보아야 하는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영화 두 개의 문 속 문제의식으로 드러난 국가의 책임

‘두 개의 문’은 단지 과거의 한 사건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사건 뒤에 숨어 있는 구조적 문제와 공권력의 폭력성을 강하게 고발합니다. 2009년 1월, 용산4구역 재개발에 반대하던 철거민들이 망루를 세우고 시위를 벌이자, 경찰 특공대가 강제 진압에 나섰고 그 결과 화재가 발생해 6명의 목숨이 사라졌습니다. 이 사건에서 경찰은 과잉 대응 논란에 휘말렸지만, 정부와 수사기관은 철거민들의 ‘불법 점거’에 초점을 맞춰 사건의 본질을 흐렸습니다. 영화는 국가가 누구를 보호하고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부동산 개발 이익을 위한 구조 속에서 서민들이 쫓겨나고, 이를 막으려다 목숨을 잃은 사건에서 국가는 어떤 책임을 졌는가요? 피해자는 오히려 가해자로 둔갑했고, 공권력은 ‘정당한 절차’라는 이름 아래 스스로의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당시 진압작전의 무리한 계획과 실행 과정을 통해, 철거민들이 단순한 ‘시위자’가 아니라 생존의 권리를 외친 시민임을 드러냅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철거민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미디어 보도 방식입니다. 영화는 언론이 사건을 어떻게 왜곡했는지를 비판하며, 그 왜곡의 결과가 어떤 사회적 편견을 불러일으켰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두 개의 문’은 국가가 보호하지 못한 시민들, 그리고 그들을 외면한 사회에 대한 강력한 질문을 던지며, 관객 여러분의 윤리적 감각을 깨우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단지 ‘과거의 참사’를 말하지 않습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권력의 비대칭과 침묵의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기록법: 관찰자의 시선으로 진실을 조명하다

‘두 개의 문’은 내레이션이나 설명을 거의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과 기록을 나열합니다. 이는 매우 용기 있는 선택입니다. 영화는 경찰의 작전 무전, 현장 영상, 법정 공판 자료, 유가족의 인터뷰 등을 교차 편집하며 사실 그 자체를 말하게 합니다. 제작진은 관객에게 해석을 강요하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관찰자적 시점은 다큐멘터리의 본질에 매우 충실하며, 이 작품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듭니다. 특히 경찰 무전 장면은 영화의 핵심 중 하나입니다. 사건 당시의 실시간 통신 기록이 삽입되어, 망루 진입 전후 상황이 어떻게 조작되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명령과 혼란, 그리고 그 속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까지—이 모든 것이 마치 현재 진행형처럼 느껴집니다. 이는 단순한 영화 장치가 아니라, 기록이 지닌 감시와 증거의 기능을 극대화한 사례입니다. 다큐멘터리는 한 사회의 기억을 남기는 매체입니다. ‘두 개의 문’은 단순히 용산 참사의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이 어떻게 잊혀지고 왜곡되었는지를 함께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 기록은 단지 과거의 아카이빙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위한 사회적 증언으로 기능합니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기록’이 얼마나 큰 힘을 갖는지, 그리고 권력이 통제하려는 진실이 어떻게 다시 드러날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장면으로 남은 기억, 카메라가 포착한 진실

이 영화는 특정 장면을 통해 관객의 기억에 강하게 남습니다. 특히 망루 위의 마지막 순간은 잊을 수 없는 장면입니다. 철거민들이 화염과 연기 속에서 서로를 부르짖으며 구조를 요청하던 그 시간, 경찰의 무전기에서는 ‘진입하라’는 명령만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그 간극은 단지 물리적 거리의 차이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인식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그 장면은 국가와 시민 사이에 존재하는 '두 개의 문'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또 하나의 인상 깊은 장면은 사건 이후 법정에 선 유족들의 모습입니다. 슬픔에 잠긴 유족이 정의를 외치며 침묵하는 법정을 바라보는 그 순간, 영화는 관객 여러분께 ‘정의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게 만듭니다. 눈물, 외침, 침묵, 그리고 단절. 이 모든 장면은 극적 연출이 아닌, 현실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 큰 울림을 줍니다. 특히 인상 깊은 부분은 인터뷰 장면입니다. 카메라는 철거민 가족, 활동가, 변호사 등을 인터뷰하면서 감정적 폭발이 아니라 진실의 단면을 조명합니다. 그분들은 거창한 이념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단지 가족을 잃은 상실, 그리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에 대한 분노를 고백할 뿐입니다. 이 장면들은 단순한 다큐멘터리의 한 컷이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의 증거이자, 다음 세대를 위한 기록입니다.

영화 ‘두 개의 문’은 용산 참사라는 아픈 역사를 다큐멘터리 특유의 냉철함과 집요함으로 파헤친 수작입니다. 객관적인 증거와 증언을 통해 공권력의 과잉진압과 책임 회피의 실태를 가감 없이 폭로합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외면했던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며,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태도에 대해 뼈아픈 질문을 던집니다. 진실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반드시 봐야 할 다큐멘터리입니다. ‘두 개의 문’은 질문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문 앞에 서 계신가요? 그리고 그 문을 열 용기가 있으신가요?